AI TOOLS · 2026
변호사·법무팀 AI 도구 비교 — 업무 흐름별 선택
슈퍼로이어 · 엘박스 · 앨리비 · CoCounsel · 로컬독스
스탠퍼드 CodeX·RegLab과 미시간대 연구팀이 2025~2026년에 수행한 법률 AI 감사 결과부터 보겠습니다. Lexis+ AI는 4~7%, Westlaw Precision과 CoCounsel은 5~9%, 소규모 RAG 도구는 3~17%의 환각률을 보였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만들어내거나, 실재하는 판례의 판시사항을 잘못 인용하거나, 판례의 법적 지위를 틀리게 설명하는 세 유형을 합친 수치입니다.
감사 보고서의 문장 하나가 이 글의 전제입니다. "5% 환각률은 인용 스무 개마다 하나가 잘못됐다는 뜻"이라는 것. 9%대라면 열 개마다 하나꼴이고요. 도구 비교표를 보기 전에 이 숫자를 먼저 머리에 넣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도구가 아니라 업무 단계부터 정한다
"변호사용 AI 뭐가 제일 좋냐"는 질문에는 답이 없습니다. 법률 업무가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무를 네 단계로 쪼개면 각 단계마다 요구하는 성능이 전혀 다릅니다.
- 판례 리서치 — DB 커버리지가 전부입니다. 특히 하급심 판결문.
- 서면 초안 — 한국 법률 문서 특유의 형식을 아는지가 갈립니다.
- 계약 검토 — 조항 단위 위험 분류와 수정 제안이 핵심입니다.
- 수치·표 검토 — 감정평가서·손해계산서처럼 이미지 속 숫자를 읽어야 합니다.
한 도구가 네 단계를 다 잘하는 경우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1등 도구"를 찾는 접근보다 "내 업무 비중이 큰 단계 두 개"를 먼저 고르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5개 도구, 실제 스펙과 가격
| 도구 | 가격(월) | 강점 | 약점 |
|---|---|---|---|
| 슈퍼로이어 | 59,400원~ | 판례 DB 500만 건, 한국형 서면 형식 이해, AI 에이전트에 전략 수립 단계 | 파일 5개 제한, 응답 20~30초 |
| 엘박스(LBOX) | 69,900원 | 판결문 400만 건, 3.0에서 검색·대화·문서작성 단일 창 통합 | 2024년 요금 2.3배 인상 전력, 수치 분석 제한 |
| 앨리비 | 49,500원~ | 계약 조항 4단계 위험 자동 분류 + 구체적 수정 제안 | 판례 리서치·소송 서면 약함 |
| CoCounsel | $225~$425 | 웨스트로 통합, 영미법 데이터베이스, 글로벌 최상위급 | 한국 판례 커버리지 부족, Core 등급은 판례 접근 없음 |
| 로컬독스 | $9 | 표·이미지 속 수치 인식, 페이지 단위 출처 명시 | 판례 DB 없음, 법령 검색 부족 |
가격 폭이 눈에 띕니다. 로컬독스 월 9달러와 CoCounsel 월 425달러는 같은 카테고리로 묶기 어려울 만큼 다른 물건입니다. 전자는 문서 하나를 정확히 읽는 도구고, 후자는 리서치 인프라입니다.
판례 400만 건 vs 500만 건, 이 숫자가 의미 없는 이유
국내 두 서비스의 마케팅은 DB 규모 경쟁으로 흐릅니다. 엘박스는 "국내 최다 400만 건", 슈퍼로이어는 500만 건을 내겁니다. 그런데 이 두 숫자는 집계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직접 비교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판결문 단위인지 사건 단위인지, 주석서·유권해석·논문을 포함한 수치인지가 서비스마다 다릅니다.
더 중요한 건 총량이 아니라 내가 다루는 영역의 커버리지입니다. 앞서 인용한 스탠퍼드 감사도 같은 지점을 짚습니다. 환각률이 평균 5%대인 도구도 코퍼스가 얇은 영역—미국 사례에서는 주 행정법과 부족법원, 2000년 이전 주법원 판례—에 들어가면 성능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총 건수는 그대로인데 말이죠.
그러니 도입 검토 때 물어야 할 질문은 "몇 건입니까"가 아니라 이겁니다. 내가 지난달 실제로 찾았던 판례 10건을 이 도구에 넣으면 몇 개를 제대로 물어오는가. 무료 체험 기간의 용도는 기능 구경이 아니라 이 테스트입니다.
환각률과 규제 — 검증 루틴이 절반이다
5~9%를 업무 루틴으로 번역하면
AI 도구의 시간 절감 효과는 실제로 있습니다. 다만 절감분의 일부는 검증에 되돌려 놓아야 하고, 그 몫을 계산에 넣지 않으면 도입 후 오히려 사고가 납니다. 감사 보고서가 권고한 절차를 국내 실무에 맞춰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 AI가 제시한 모든 판례를 원문으로 직접 확인 — 요약만 읽고 인용하지 않습니다.
- 인용 판례의 현재 효력(파기·변경 여부)을 별도 확인합니다.
- 도입 전, 이미 답을 아는 사건 10건으로 도구 신뢰도를 먼저 측정합니다.
- 코퍼스가 얇을 만한 영역(특별법·행정심판·오래된 하급심)은 수동 검증 고정.
- 검증 기록을 사건관리 시스템에 남깁니다. 사후에 "무엇을 확인했는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내 도구가 유독 조심스러운 배경
도구 성능과 별개로, 국내 리걸테크는 제도적 제약을 하나 더 안고 있습니다. 변호사 광고 규칙이 광고를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넓게 정의하면서 AI 서비스까지 그 틀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다소 기묘합니다. 전자신문이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성인 1,008명을 조사한 결과 61.8%가 이미 생성형 AI를 법률 정보 수집에 쓰고 있었습니다. 법률용어·법령 해석 목적이 68.7%, 법률상담·질의응답이 60.8%, 법률문서 작성이 35.3%였고요. 그런데 해외 서비스는 이 수요를 유료로 받아가는 반면, 검증된 국내 판례 DB를 가진 토종 서비스는 같은 기능을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이게 뜻하는 바는 하나입니다. 국내 도구의 답변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거나 "상담이 아닌 정보 제공"임을 강조한다면, 그건 성능 문제가 아니라 규제 설계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 도구를 평가할 때 그 층을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조합 시나리오 세 가지
송무 중심 개업 변호사
슈퍼로이어 또는 엘박스 하나 + 필요할 때 로컬독스. 판례 리서치와 서면 초안이 업무의 대부분이라면 국내 도구 하나로 충분하고, 손해계산서·감정평가서가 걸리는 사건에서만 로컬독스를 얹습니다. 월 7~9만 원 선.
기업 사내 법무팀
앨리비 중심 + 판례 도구 보조. 업무 비중이 계약 검토로 쏠려 있으면 조항별 위험 분류가 되는 쪽이 체감이 큽니다. 소송은 외부 대리인에게 나가는 경우가 많아 판례 DB 비중을 낮춰도 됩니다.
국제 업무 비중이 큰 로펌
CoCounsel + 국내 도구 병행. 국내 판례 커버리지는 CoCounsel로 메워지지 않으므로 병행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대신 Core 등급의 판례 접근 제외 조건을 계약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글로벌 리걸테크 시장은 2026년 약 966억 달러에서 2035년 1,470억 달러 규모로 전망됩니다. 9년에 걸쳐 1.5배니, 업계 홍보물이 흔히 붙이는 두 자릿수 연평균 성장률과는 결이 다른 숫자입니다. 국내에서도 2026년 6월 한국 리걸테크 포럼의 주제가 "법무 조직 AI 도입, 실험을 넘어 전략으로"였습니다. 도입 여부를 고민하는 단계는 지났다는 신호입니다.
다만 그 전략이라는 게 비싼 도구를 사는 일은 아닙니다. 업무를 네 단계로 쪼개 내 비중을 확인하고, 무료 체험 기간에 이미 답을 아는 사건 10건으로 실측하고, 절감한 시간의 일부를 검증 루틴에 되돌려 놓는 것. 이 세 가지를 건너뛰면 어떤 도구를 골라도 결과는 비슷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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