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장 · VPN 실사용기
중국에서 진짜 되는 VPN, 3번 갈아탄 후기
유명 VPN 두 개가 이틀 만에 죽었습니다. 브랜드 문제가 아니라 프로토콜 문제였다는 걸, 상하이에서 3주를 버티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푸둥공항 입국심사를 통과하자마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전부 회색 네모로 바뀌었습니다. 메시지는 전송 중 표시에서 멈춰 있고, 네이버는 아예 로딩이 돌다가 끊깁니다. 출국 전날 밤에 결제해 둔 유명 VPN을 켰습니다. 15초쯤 붙어 있다가 툭 끊겼습니다. 다시 켰습니다. 이번엔 8초.
그날 밤 호텔에서 서버를 열일곱 번쯤 바꿨던 것 같습니다. 도쿄, 홍콩, 싱가포르, 로스앤젤레스.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연결은 되는데 유지가 안 됩니다. 다음 날 다른 브랜드를 하나 더 결제했고, 이틀 뒤 똑같이 죽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 번째로 고른 건 이름값이 훨씬 작은 국내 서비스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3주 동안 유일하게 살아남았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를 순서대로 적어 두겠습니다. 같은 돈을 두 번 날리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줄었으면 해서요.
유명 VPN이 중국에서 죽는 건 브랜드 탓이 아니었다
귀국 후에 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이해했습니다. 중국 방화장성(Great Firewall)은 2025년을 지나며 탐지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처럼 IP 목록을 막는 수준이 아니라, 패킷의 크기·타이밍·통계적 지문을 머신러닝으로 판별합니다. 내용이 암호화돼 있어도 "이건 VPN 트래픽이다"를 몇 초 안에 찍어냅니다.
그래서 2026년 기준으로 OpenVPN·IKEv2·L2TP는 중국 본토에서 사실상 전멸 상태이고, 한동안 대안이던 WireGuard마저 표준 형태로는 거의 100% 잡힙니다. 문제는 우리가 아는 대형 VPN 브랜드 대부분이 이 세 가지를 기본 프로토콜로 쓴다는 겁니다. 광고에 나오는 "군사급 암호화"는 중국에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암호를 푸는 게 아니라 암호화된 트래픽의 모양을 보고 끊는 것이니까요.
중국에서 변수는 브랜드가 아니라 프로토콜입니다. 이름을 아느냐가 아니라, 그 트래픽이 평범한 HTTPS처럼 보이느냐.
지금 중국·이란·러시아에서 살아남는다고 보고되는 건 VLESS 계열입니다. 특히 Reality라는 방식은 실제 존재하는 유명 웹사이트로 향하는 TLS 1.3 핸드셰이크를 그대로 흉내 냅니다. 검열 장비 입장에선 누군가 평범한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과 구분이 안 됩니다. 2026년 중반 기준으로 DPI만으로는 결정적으로 깨지지 않은 거의 유일한 프로토콜로 언급됩니다.
| 프로토콜 | 2026년 중국 상태 | 주로 쓰는 곳 |
|---|---|---|
| OpenVPN | 지문 분석으로 사실상 차단 | 해외 대형 VPN 기본값 |
| IKEv2 / L2TP | 거의 전면 차단 | OS 내장 VPN |
| WireGuard | 표준 형태는 높은 확률로 탐지 | 최신 상용 VPN |
| VLESS + Reality | 현재까지 DPI 단독으로는 미차단 | 중국·이란 대응 서비스 |
두 번째 깨달음: 나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붙어야 했다
프로토콜만큼 크게 작용한 변수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출구를 어디에 두느냐입니다.
해외 VPN을 켜면 제 트래픽은 보통 미국이나 유럽 서버로 나갑니다. 유튜브·구글은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중국에 있는 한국인이 실제로 하루 종일 쓰는 건 그게 아니었습니다. 카카오톡, 네이버, 회사 그룹웨어, 국내 은행 앱, 쿠팡. 중국은 네이버에 이어 다음 접속까지 차단한 전력이 있고, 이 한국 서비스들은 미국을 한 바퀴 돌아 들어가면 느려지거나 아예 해외 IP라고 튕깁니다.
상하이 → 미국 서버 → 한국 서버로 가는 경로와, 상하이 → 한국 서버로 바로 가는 경로는 물리적 거리부터 다릅니다. 은행 앱에서 로그인이 두 번 실패하고 나서야 이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세 번째로 고른 게 국내 회선을 쓰는 AYVPN이었습니다. KT·SK 등 국내 다중 회선으로 나가고, 프로토콜은 VLESS 기반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두 조건에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조합이었습니다. 대단한 안목이었다기보다는, 두 번 실패하고 나서 조건을 좁힌 결과였습니다.
설치는 붙여넣기 한 번이 전부였다
가입하면 마이페이지에 구독 링크가 하나 생깁니다. 아이디·비밀번호를 앱에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 링크 하나를 복사해서 앱에 붙여넣는 구조입니다. 계정 정보 자체를 앱에 넣지 않으니 분실·탈취 걱정이 줄어듭니다.
ayvpn.junai.ai/mypage에서.
붙여넣고 나면 서버 목록이 뜹니다. KOREA-Seoul-SK-01·02·03·04·20, KOREA-Seoul-KT-01·02 같은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핑] 버튼을 누르면 각 서버 응답 시간이 옆에 붙습니다. 아래 화면은 귀국 후 한국에서 찍은 것이라 1~7ms가 나왔습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당연히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회선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대체로 60~90ms 대에서 움직였고, 카카오톡·네이버 정도는 체감 지연 없이 썼습니다.
설정에서 딱 두 개만 건드렸습니다
- 앱 시작 시 자동 연결 — 호텔 와이파이가 밤에 한 번씩 끊깁니다. 켜 두면 다시 잡을 때 자동으로 붙습니다.
- Routing: 모든 사이트 VPN — 은행 앱처럼 브라우저 밖에서 도는 프로그램까지 태우려면 필요했습니다. 시스템 프록시만 켜면 브라우저 위주로만 적용됩니다.
Enable Tun은 관리자 권한이 필요해서 저는 껐습니다. 껐어도 쓰는 데 문제는 없었습니다. 앱은 v2rayN을 기반으로 만든 v1.0.0이고, Xray·mihomo·sing-box 코어를 [업데이트 확인]으로 최신화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설정이 꼬였을 때 쓰라고 [설정 초기화] 버튼도 따로 있는데, 3주 동안 한 번 눌렀습니다. 초기화하고 구독 링크만 다시 붙여넣으니 원상 복구됐습니다.
- 가입하면 3일 20GB 무료 체험이 자동으로 붙습니다. 저는 이걸로 한국에서 먼저 붙여 보고 결제했습니다.
- 베이직 30일 4,900원 / 월 200GB / 1대
- 프로 30일 8,900원 / 월 500GB / 2대 (해외 랜덤 IP 회선 포함)
- 엘리트 30일 12,900원 / 월 1TB / 3대 (게이밍·AI 최적화 프로토콜)
- 90·180·360일 장기 결제로 갈수록 월 단가가 내려갑니다. 프로 360일이 82,900원.
출장 3주에 폰·노트북 둘 다 써야 해서 프로 30일을 골랐습니다. 500GB는 넉넉했습니다. 유튜브를 자주 보는 편인데도 3주에 200GB를 안 넘겼습니다.
3주 쓰고 느낀 아쉬운 점 세 가지
여기까지만 쓰면 광고 같으니, 불편했던 것도 그대로 적습니다.
첫째, 맥·아이폰은 자체 앱이 없습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만 전용 앱이 나와 있고, macOS는 v2rayN, iOS는 V2Box나 Shadowrocket(유료) 같은 범용 앱에 구독 링크를 붙여넣는 방식입니다. 링크만 넣으면 되니 어렵지는 않은데, 이 앱들은 기본이 영문 UI라 처음엔 좀 헤맵니다. 아이폰 유저라면 이 과정을 출국 전에 반드시 끝내 두세요.
둘째, 데이터 총량 제한이 있습니다. 무제한이 아니라 플랜별 월 상한이 있고, 넘기면 그 기간 동안 제한될 수 있습니다. 4K 스트리밍을 매일 돌릴 계획이면 베이직 200GB는 부족합니다.
셋째,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 "중국에서 100%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서비스는 없습니다. 저는 3주 동안 안정적이었지만, 그건 제 체류 기간·지역·회선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중국은 주요 정치 일정 전후로 검열 강도를 한 번씩 올리고, 최근에는 단속 자체가 강화돼 벌금 사례까지 보도됐습니다. AYVPN 공식 FAQ도 "현지 법령·통신사 정책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거나 일부 환경에서 연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못 박아 뒀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렇게 써 둔 쪽을 믿는 편입니다.
- 가입·결제·앱 설치·연결 테스트까지 한국에서 완료. 현지 도착 후엔 VPN 사이트 접속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무료 체험으로 내 기기에서 실제로 붙는지 먼저 확인.
- 서버를 두세 개 미리 즐겨찾기 해 두고, 하나가 흔들리면 바로 갈아탈 준비.
- 정치·언론 관련 활동에는 쓰지 않기. 일반적인 메신저·업무·SNS 용도로만.
다시 간다면
같은 상황이 오면 저는 이제 브랜드 이름을 먼저 보지 않을 겁니다. 두 가지만 확인합니다. 이 서비스가 쓰는 프로토콜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 트래픽이 어느 나라로 나가는지. 중국에 있는 한국인에게 이 두 개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되느냐 안 되느냐를 가르는 조건이었습니다.
비싼 걸 사서 실패하고, 싼 걸 사서 성공했습니다. 유쾌한 결론은 아니지만 정확한 결론입니다. 다음에 중국 가시는 분은 첫 번째 시도에서 끝내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주나이테크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AYVPN 자사 서비스 소개 글입니다. 앱 화면과 요금은 2026년 7월 기준이며 변경될 수 있습니다. 중국 내 VPN 이용은 현지 법령의 적용을 받으므로, 각자 상황과 책임 하에 판단하시기 바랍니다.